영화 ‘기생충’은 이웃집 와이파이를 몰래 쓸 정도로 가난한 백수 가족 기택(송강호)네가 부잣집 박사장(이선균) 집에 들어가 살며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일들을 다룬 블랙 코미디다.
영화진흥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7일까지 누적 관객수 6백만명을 넘기며 흥행 순항 중이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나온 관람객 중 상영등급을 ’15세 이상’이 아니라 ‘청소년 관람불가(19세)’로 해야 했다는 의견이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된 부분은 부잣집 부부로 나오는 이선균과 조여정의 부부관계 장면이다.
관객들은 “자녀와 함께 봤는데 노골적인 애정신에 낯이 뜨거웠다” “아이들과의 관람은 포기하시길” 등의 관람평을 남겼다.
영화 초반 웃음을 주다 극이 진행될수록 자주 나오는 감금, 폭력, 유혈, 살인 장면 등도 지적받았다.
또 미성년과 성인이 사귀고 키스하는 장면도 15세 이상이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느냐는 반응이 나온다.
영화 주제가 영상물 등급에 비해 너무 무겁고 어둡다는 지적도 있었다. 씁쓸한 현실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고 나니 내가 기생충이 된 느낌”이라는 관객도 있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는 영상물 등급을 ▲전체관람가 ▲12세이상관람가 ▲15세이상관람가 ▲청소년관람불가 ▲제한상영가로 분류한다.
분류 기준은 선정성·폭력성·대사·공포·약물·모방위험 등 7가지이며, 각 기준은 ‘낮음’부터 ‘매우 높음’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
또 영등위는 15세이상관람가 기준을 ‘만15세 이상의 사람이 관람할 수 있는 영상물로, 등급분류 기준 7가지 고려요소가 지속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되지 않은 작품’이라고 명시했다.
15세이상관람가의 선정성 기준은 노출된 신체 특정 부위가 선정적으로 강조되지 말아야 하며 성적 행위는 구체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아야 한다.
또 폭력성 기준은 신체 부위, 도구 등을 이용한 물리적 폭력과 학대, 살상 등이 지속적이고 구체적이면 안 되고, 폭력적 음향과 시각 효과 역시 자극적이고 지속적이지 않아야 한다.
이에 영등위는 ‘기생충’을 15세이상관람가로 정하고 “주제와 내용, 대사, 영상 표현이 해당 연령층에서 습득한 지식과 경험으로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것을 제한적이지만 자극적이지 않게 표현했다”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한 영화평론가는 “최근 15세 관람가 영화와 비교했을 때 ‘기생충’은 적절한 수준”이라며 “이야기 자체는 그로테스크하지만 가족들 일상을 다룬 장면이 많다 보니 잔인하고 선정적인 장면이 그렇게 눈에 띄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일반인 학부모 관객은 영화를 본 뒤 “주변 엄마들에게 자녀에게 보여주지 말라고 한다”며 “폭력적이고 선정적일 뿐만 아니라, 내용도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