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이 오는 24일 개봉을 앞둔 가운데 극장가에 벌써 전운이 감돈다.
상영 시간이 세 시간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흥행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할리우드리포터 등 외신은 최근 ‘어벤져스4’ 상영 시간이 3시간 58초라고 보도했다.
이는 역대 마블 영화 가운데 가장 긴 것으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2시간 29분)보다 30분 이상 길다. 이 영화를 연출한 앤서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 형제는 지난 2월부터 상영 시간이 세 시간에 달할 것이라는 힌트를 줘왔고, 얼마 전에는 3시간 2분으로 외신에 보도되기도 했다.
월트디즈니 측은 아직 ‘어벤져스4’의 상영 시간을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그러나 ‘3시간 플러스알파(+α)’가 기정사실화면서 스크린 편성 등에 관심이 쏠린다.
보통 극장에서는 상영 시간이 두 시간 안팎이면 오전 8시부터 밤 12시 안팎까지 하루 6~7회 정도 상영한다. 그러나 상영 시간이 세 시간이 넘어가면 물리적으로 5~6회밖에 상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은 상영 회차를 늘리기 위해 24시간 편성을 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4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도 일부 극장에서 24시간 상영됐다.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아직 공식 상영 시간이 나오지 않았지만, 스크린을 24시간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인터미션(중간휴식 시간) 도입이 필요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영화 ‘원스 어폰 어 타임인 아메리카'(1984년작·251분),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1991년작·237분), ‘벤허'(1962년작·222분) 같은 고전 영화를 재개봉하거나 어린이 애니메이션 ‘드래곤 스펠: 마법 꽃의 비밀'(2017년)을 개봉할 때 극장들이 인터미션을 둔 전례가 있다.
반면, 2003년 개봉한 ‘반지의 제왕3: 왕의 귀환’은 상영 시간이 세 시간 19분이나 됐지만, 인터미션을 두지 않았다. 그래도 총 596만명이 관람해 흥행에 성공했다.
‘어벤져스4’ 역시 인터미션 없이 상영될 것으로 보인다. 루소 감독 형제는 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편집본 시사회를 네 번 진행했지만, 세 번 상영하는 동안 화장실 가려고 자리를 뜬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만큼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이야기다.
인터넷과 SNS에서는 ‘(화장실 가는 사람들로 인해) 관람을 방해받지 않으려면 통로석 대신 중간 자리에 앉아야 한다’ ‘사전에 음료를 많이 마시는 것은 금물’ 등의 관람 팁이 올라온다.
마블 팬들은 초대형 스크린 아이맥스관 등 주요 상영관 ‘명당자리’ 선점을 위해 예매일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통상 예매는 영상물등급위원회 등급 심의가 완료되면 시작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이달 16일께 등급 심의가 열리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영등위는 그러나 “심의 날짜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4월 하순부터 한동안 극장가는 ‘어벤져스 천하’가 펼쳐질 전망이다. 개봉일(24일)은 관람료를 할인해주는 ‘문화가 있는 날’임에도 ‘어벤져스4’와 해외 다큐멘터리 한편만 개봉한다.
한 주 전인 17일에도 공포영화 ‘왓칭’과 ‘요로나의 저주’, 이청아·홍종현 주연 ‘다시, 봄’ 정도만 개봉하며, 5월 중순까지 이렇다 할 화제작이 보이지 않는다.
이달 14~15일에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아이언맨), 제러미 레너(호크아이), 브리 라슨(캡틴 마블) 등 주연 배우를 비롯해 루소 감독 형제, 마블 스튜디오 수장인 케빈 파이기 대표가 한국을 찾아 분위기를 띄운다.
극장 관계자는 “벌써 예매 문의가 쏟아진다”면서 “상영 시간이 아무리 길어도 ‘어벤져스’ 시리즈 마지막 작품인 만큼, 1천만명은 무난히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