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링 스톤 100대 아티스트의 요절과 예술

 

 

미국 유명 팝가수 프린스, 마이클 잭슨, 엘비스 프레슬리, 행크 윌리엄스 등 큰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들이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일이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AFP/GETTY IMAGES)

 

 

지난 4월 사망한 미국 유명 팝가수 프린스가 부수적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했다. 이어서 5월 22일 독일 출신 그룹 메가데스의 드러머 닉 멘자가 갑작스럽게 공연중 세상을 떠났다. 한 명의 팝 스타를 잃은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하나의 스타가 팬들의 곁을 떠난 것이다.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아티스트들이 이른 나이에 사망하는 일은 마이클 잭슨, 엘비스 프레슬리, 행크 윌리엄스 등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과연 수퍼스타와 건강 장수는 인연이 없는 것일까? 아니면 스타의 사망을 불러오는 특정 이유가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을 파헤치기 위해서 ‘롤링 스톤(Rolling Stone)’의 로큰롤 시대의 ‘위대한 아티스트 100인’에 선정된 적 있는 252명의 삶을 분석해 보았다.

 

 

사건 사고가 비교적 많다

 

현재까지 이 525명 중 82명이 사망했다. 여기에는 6건의 살인이 포함된다. 전 비틀스 멤버이자 세계 평화운동가 존 레논은 광적인 팬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힙합 제왕’ 투팍 샤커는 1996년 9월 13일 총격 테러를 받은 지 6일 만에 사망했다. 래퍼 마스터 제이(Jam Master Jay)는 2002년 10월 30일 뉴욕 퀸즈 거리인 메릭 보우리버드에서 총격으로 사망한다. 유명 드러머 알 잭슨 주니어는 1975년 자택에서 강도가 쏜 총 5발을 등에 맞고 사망했다. 미국 소울 뮤직의 대부 샘 쿡(Sam Cooke)도 술 취한 상태에서 총격에 사망했다.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5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하지만, ‘롤링 스톤’지에 올라있는 수퍼스타들의 경우는 확률이 84분의 1로 높아진다. 싱어 송라이터인 버디 홀리, 오티스 레딩, 로니 반 잔트 등이 투어 중 비행기 사고로 죽었다.

 

 

그러나 압도적인 것은 술, 담배, 그리고 약물

 

일반적으로 간질환 사망률은 1.4%정도다. 하지만 롤링 스톤 등재 수퍼스타의 간질환 사망 확률은 4%나 된다. 이는 아마도 아티스트들의 술과 약물 흡입량이 높은데 기인할 것이다.

 

극히 희귀한 담도암으로 사망한 스타에는 록 키보더 레이 만자렉과 드러머 토미 레이먼이 있다. 

 

‘롤링 스톤’지 100대 아티스트에 이름이 오른 대부분 스타는 1940년대에 출생하여 1960년대에 삶을 마감했는데, 이 시기는 바로 흡연 문화가 정점에 이르렀던 시기다. 당연히 상당수의 아티스트가 폐암으로 사망했다. 비틀즈의 조지 해리슨(58세), 비치 보이스의 칼 윌슨(51세), 핑크 플로이드의 리처드 화이트(65세), 템테이션즈의 에디 켄드릭스(52세), 포 탑스의 오비 벤슨(69세)이 폐암으로 사망했다. 인후암 사망자는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칼 퍼킨스(65세), 포 탑스의 오비 벤슨(69세)가 있다.

 

최근 더 이글스의 글렌 프라이가 폐렴으로 사망했으며, 제임스 브라운은 지속적인 기침과 건강 악화로 시달리다 폐렴으로 인한 울혈설 심부전으로 사망했다.(73세)

 

또 상당수가 심장마비 또는 심부전으로 사망했는데, 롤링 스톤즈의 피아노 이안 스튜어트(47세), 기타리스트 머디 워터스(70세), 블루스 뮤지션 하울링 울프(65세), 싱어 송라이터 로이 오비슨(52세), R&B와 소울 가수 재키 윌슨(49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중 재키윌슨은 심각한 심장마비를 겪은 뒤 9년의 투병생활을 하다가 49세에 사망했다.

 

부수적 약물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건도 다수 있다. 21세의 나이로 사망한 섹스 피스톨즈의 시드 비셔스, 50세에 사망한 템테이션즈의 데이비드 러핀, 27세에 사망한 드리프터즈의 루디 루이스, 26세에 사망한 그램 파슨스 등이 있다.

 

현재 미국에서는 처방약 또는 헤로인 과다 복용과 오피오이드 남용이 어느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락스타들의 경우 오피오이드 남용은 흔한 일이기도 하다. 엘비스 프레슬리, 지미 핸드릭스, 재니스 조플린, 시드 비셔스, 그램 파슨스,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그리고 프린스까지 모두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사망했다.

 

 

기대 수명과 약물복용

 

미국 남성 평균 기대수명은 76세다. 그러나 사망한 수퍼스타의 평균 수명은 49세였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수명이 짧은 차드의 수치와 같다.

 

짧은 기대수명 외에도 또 한 가지 특징이 있다면, 알코올과 약물이 관련되어 사망한 케이스가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매우 많다는 것이다.

 

커트 코베인은 취한 상태로 총으로 자살을 감행했으며, 듀안 올맨은 음주 운전 사고로 사망했다. 더 후의 존 엔트위슬과 키스 문, 도어스의 짐 모리슨, 버즈의 진 클락과 마이클 클락, 더 밴드의 릭 단코와 리처드 매뉴얼 등 전설적인 밴드의 멤버들이 알코올 또는 약물로 인해 삶을 마감했다.

 

그레이트풀 데드의 제리 가르시아와 컨트리 스타였던 행크 윌리엄스 등 다른 이들도 내장 기관이 약해진 상태에서 약물 남용으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 이들의 공식 사인은 심장 관련 질환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약물 남용에 좀 더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알코올과 약물은 이 위대한 아티스트들의 죽음 중 적어도 10분의 1을 차지한다.

 

 

명성 갈망이 이른 죽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요절의 근본 원인을 탐구해왔다. 원인의 한 가지는 육체적 또는 성적 학대의 경험, 우울증을 앓는 부모, 비극적인 사건 또는 이혼으로 인한 가족의 분열 등 ‘아동기의 혼란’이다. 영국 의학 학술지(British Medical Journal)에 실린 한 논문은 ‘부정적인 아동기의 경험’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없애기 위한 방법으로 성공하고 유명해지기를 강하게 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유명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이러한 불행한 아동기의 경험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에 주목했다. 안타깝게도 이 불행한 경험이 우울증, 약물 사용, 위험한 행동, 때 이른 죽음에 노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인간 삶의 동기를 내적 열망과 외적 열망으로 분류하여 설명하는 자기결정이론도 이와 비슷한 가설을 내놓았다. 내적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내적 행복과 만족을 추구한다. 반면 외적 목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물질적 성공, 명성, 부를 쫓는데, 바로 이것이 아티스트들에 의해 얻어지는 것과 같은 요소들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적 목표를 가진 사람들은 아이와의 접촉이 적은 부모를 가진 경향이 있으며 우울증을 겪을 확률이 높다.

 

또한 많은 연구는 천재적 창의성과 정신 질환 사이의 유사성을 탐구하고 있다. 탐구 대상으로는 버지니아 울프 및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의 작가, 아리스토텔레스 및 아이작 뉴턴 등의 학자, 베토벤, 슈만, 차이코프스키 등의 클래식 음악 작곡가, 반고흐 등의 화가, 미켈란젤로 등의 조각가 및 현대 음악가 등이 자주 오른다.

 

정신의학자인 아놀드 루드위그는 천명 이상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메타분석인 ‘탁월함의 대가 : 창조성과 광기에 대한 논란의 해결’에서 다른 직업군과 비교하여 예술가는 정신 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으며 이로 인해 더욱 오래 고통 받는다고 밝혔다.

 

코넬 대학교의 정신의학자로 ‘기분, 광기, 그리고 음악 : 주요 정서 장애 및 음악적 창의성’의 저자인 윌리엄 프로쉬는 저명한 음악가들의 창의성과 그들의 정신 질환을 연관시킬 수 있었다. 프로쉬는 이들의 창의적 산물 뒤에 정신 질환이 숨어 있다고 밝혔다.

 

천재와 정신적 질병, 정신적 질병과 약물 남용, 약물 남용과 건강 문제 및 사망 간의 관계를 따라가다 보면 왜 이렇게 많은 아티스트들이 일찍 죽거나 약물로 죽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렇다면, 우리는 자연스레 질문이 떠오른다. 약물이 아니라 예술로 문제들을 극복한 예술가와 예술은 없는가? 오히려 정신 질환을 숭고하고 건전하게 승화시켜주는 예술은 없는가? 답은 어쩌면 쉽게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동서양 역사를 통틀어 약물과 상관없이 예술 활동을 한 천재와 그 작품을 찾아보면 될 일이다. 이에 대해서는 독자들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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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저자 : 그레그 홀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 교수)

 

NTD 코리아 뉴미디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