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까?”
교도소 근무 15년 차 베테랑 교도관인 박정호 씨는 이 질문을 받고 무거운 입을 열었다.
수용자의 폭행으로 숨진 선배 교도관을 언급하며,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박정호 교도관이 출연해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유재석은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냐”고 질문했고, 박정호 교도관은 “故 김동민 교감님이라고 저희 선배님이신데, 문제의 수용자에게 폭행을 당해 순직하셨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2004년 7월 대전교도소 발생한 사건이며, 상대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 많은 교도관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재소자 김모 씨가 복도에 있던 김동민 교도관을 둔기로 여러 차례 내리쳤다. 김동민 교도관은 머리, 목 부위 등을 크게 다쳤고 사건 3일 뒤에 목숨을 잃었다.
해당 사건으로 무기 징역을 선고받은 가해자는 지난 2014년, 병으로 사망했다.
박정호 교도관은 “그분이 겪었을 고통이 너무 공감이 됐다. 수용 동에 들어가면 수용자들이 많게는 100명이 넘을 때도 있다. 보통 70~80명을 혼자 관리한다”라며 “언제, 어떤 상황에 노출될지 모르고, 그런 사건이 또 발생하지 않을 거라고는 보장을 못 하기 때문에…”라고 고백했다.
“혹시 만난다면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라는 질문에, 박정호 교도관은 잠시 생각에 잠기다가 입을 열었다.
“계장님. 빨리 피하세요. 제가 막아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선배님. 많이 아프셨죠? 저희가 지켜드리지 못해서 너무 죄송합니다”
박정호 교도관은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꼭 제가 그 사건을 막고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