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치면 막장이다. ‘백종원 골목식당’에 등장하는 피자집 사장 이야기다.
피자집 사장은 시식단 미션을 하면서 조리 도중 매장에 들어왔다고 손님을 소홀히 대했다.
손님이 국수가 떡져 먹을 수 없다고 하자 “남기라” 하고, 주문한 메뉴가 아직 안 나왔다는 말에는 “배불러 보여서 안 줬다”고 응수했다.
거기에 쉴새 없이 머리 긁고 귀만지고 하는 동작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온라인에서는 “지저분해서 못 먹겠다”며 난리가 났다.
영화로 친다면 ‘빌런(Villain·악당)’도 이런 빌런이 없다. 히어로 영화에서 빌런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악당이 없다면 영웅도 탄생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빌런에 대한 미움이 클수록 ‘히어로(Hero·영웅)’의 활약이 더 빛난다.
앞서 시청자들은 포방터시장편에서 홍탁집 아들과 돈가츠집 사장의 대비를 통해 이미 통쾌한 재미를 맛봤다.
불성실한 홍탁집 아들에게서 느낀 답답함을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돈가츠집 사장을 보며 위안 받았다. 나중에 홍탁집 아들마저 히어로로 거듭나면서 엔딩까지 완벽했다.
이번 청파동편에도 히어로는 존재한다. 43년 냉면 외길을 걸었다는 냉면집 사장이다.
그는 백종원이 한번 먹고 “무릎 꿇고 배우고 싶다”고 극찬한 실력자다. 하지만, 메뉴 특성상 겨울이면 손님이 끊겨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지난 9일 방송된 ‘온면’ 솔루션 장면에서는 냉면집 사장의 히어로적 모습이 돋보였다.
그는 백종원이 제시한 온면 솔루션을 스스로의 노력과 연구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
여기에 5분만에 6그릇을 만들어내는 놀라운 속도까지 보여주며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가게 앞에 이미 손님들이 줄을 서고 있었다.
백종원은 지도자 역할이다. 아직 제 실력 발휘에 어려움을 겪는 히어로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빌런들을 교화시킨다.
이런 ‘골목식당’에 최근 위기론이 솔솔 제기되고 있다. 히어로들은 괜찮지만 빌런들이 삐걱거리고 있어서다. ‘캐스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지난 9일 방송 시청률은 10.2%-10.4%를 기록하며 두 자리수로 올라섰다. 백종원이 안간힘을 쓰는 가운데 어떤 결말이 그려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