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앞 음절을 따 전혀 다른 뜻을 전달하는 일명 세로드립.
KBS의 한 인기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 세로드립을 통해 ‘노쇼’ 호나우도를 질타하는 자막이 뒤늦게 알려져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자아냈다.
지난 18일 방송된 KBS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서는 지난달 26일 펼쳐진 K리그 올스타와 이탈리아 유벤투스 경기를 직관하러 서울 상암경기장에 방문했다.
이날 경기에는 슈돌 아빠 이동국과 박주호가 출전했고, 슈돌에 출연하는 나은, 건후, 시안이 경기 에스코트 키즈를 맡기도 했다.
두 아빠가 세계적인 스타 호날두와 경기를 펼치는 모습을 많은 이들이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 호날두는 팬 사인회를 펑크낸 데 이어 30분 이상 뛰기로 한 계약과는 달리 경기 내내 벤치를 지켰다.
국민적 원성을 자아낸 호날두의 태도에 ‘슈돌’ 제작진도 가만히 있기 어려웠다.
이날 방송에 제작진은 다음과 같은 자막을 띄웠다.
호우주의보가 해제된 어느 여름날
날마다 있는 이벤트가 아니다!
두 아빠가 한팀으로 뛰는
아주 특별한 경기가 펼쳐지는 이곳!
웃음기 싹 빼고 수행할 미션이 있었으니
앞글자만 검고 두꺼운 글꼴로 처리해 두드러지게 보이도록 했다.
‘슈돌’ 제작진은 상황에 딱 맞는 자막과 맨 앞 글자에 포인트를 줘 ‘호날두 아웃’이라는 숨은 의미를 넌지시 알린 것.
본 방송을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한 시청자들.
며칠 후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이번 세로드립 이슈를 접하고 나서야 “제작진도 많이 화났나 보다” “와, 본방 때는 못 알아봤는데 대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