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X 101’ 투표 조작 논란이 거세지자 Mnet이 수사를 자청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논란은 지난 19일 11명의 최종 데뷔 멤버가 발표된 생방송 직후 시작됐다.
멤버들의 최종 순위가 동일한 득표 차로 매겨진 것이 확인되면서 순위 조작 의혹이 불거진 것.
이후, 팬들의 지속적인 의혹 제기에도 제작진은 요지부동이었다. 입장을 따로 밝힐 것이 없다며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팬들은 바쁘게 움직였다. ‘프듀X진상규명위원회’를 조직하고 법률대리인을 선임해 제작진에 대한 고소·고발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소식을 접한 제작진 측은 여전히 “공식입장은 없다”라며 일축했다.
팬들 사이의 ‘논란’으로 그칠뻔한 이 사건은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까지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일파만파 커졌다.
하 의원은 24일 오전 SNS를 통해 “프로듀스X 투표 결과는 조작이 확실하다”며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 숫자가 특정 숫자의 배수였으며, 주변 수학자에게 물어보니 이 확률은 0에 가깝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이를 “일종의 채용비리이자 취업사기”라고 덧붙이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정치인까지 나서자 상황은 급변했다. 모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코너에 몰린 Mnet 측은 26일 “자체 조사를 진행했으나 사실관계 파악에 한계가 있다”라며 “공신력 있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하태경 의원은 “처음엔 아무 잘못이 없다던 엠넷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며 “시청자와 국민이 승리한 것”이라고 평했다.
일련의 과정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열정적으로 투표하며 연습생을 응원한 팬들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하태경 의원이 이 논란에 관심을 두게 만든 한 통의 문자였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번 프엑 주작 고소팀이 머리가 좋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고소 진행을 맡은 총대와 하태경의 의원이 주고받은 카톡 내용이 올라왔다.
총대는 투표 논란에 대해 “대기업 취업 내정자 이슈와 별반 다르지 않다”라며 “시청자 우롱이자 ‘취업비리’인 이번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하 의원의 관심을 끌었다.
누리꾼들도 “키워드 잘 잡았다” “그러고 보니 취업비리 맞긴 하네” “이건 판을 키워야 하는 사건이라 선택 잘한 듯”이라며 팬들을 응원했다.
법조계에 종사한다는 한 누리꾼은 “변호사도 통계학과 출신에 CJ 상대로 이긴 사람을 적은 비용에 잘 섭외했다”라며 “고소팀 일 잘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