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주방은 참고로 안 들어가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상황이…”
지난 19일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는 강원도 원주에 위치한 미로예술시장의 식당들이 전파를 탔다.
원주 미로예술시장은 앞서 올해 1월 큰 화재 피해를 입었다. 여전히 화재의 흔적이 곳곳에 남은 시장에는 이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황.
이날 ‘골목식당’에 출연한 칼국숫집도 화재 피해를 본 가게 중 하나였다. 백종원은 “모니터로 볼 때 (가게가) 좀 이상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실제 가게는 창문마다 비닐로 덧대 있는 모습이었고, 식당 바닥은 일반 가정집에서 쓰는 장판으로 덮여 있었다.
마치 천막 장사를 하는 듯, 뭔가 엉성한 가게 내부 인테리어에 얽힌 사연은 이랬다.
여느 때와 다름없던 그날, 화재는 갑자기 건물 1층에서 발생했다. 2층 식당에 있던 사장님은 일단 손님들을 먼저 대피시킨 후 2층으로 불이 옮겨붙기 직전 자신도 대피했다.
15년 동안 식당을 해온 보금자리는 그렇게 새카맣게 재로 변했다.
이후 두 달 동안 피해 복구를 기다렸지만 아무 진척이 없었고, 할머니는 생계를 위해 임시로 다시 가게를 차렸다.
임시로 꾸려놓은 열악한 환경에도 그러나 사장님은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칼국수 양이 적지 않은지, 남기지는 않는지 살펴보며 살뜰하게 장사를 꾸려나가고 있었다.
사실 칼국숫집 사장님은 ‘골목식당’ 역대 최고령으로, 올해 일흔다섯이었다.
실제로 백종원을 만난 사장님은 가게 모양새를 걱정했고, 백종원은 그런 할머니 사장님을 위해 “분위기 좋은데유?!”라며 칭찬했다.
고령의 나이에도 사장님은 메뉴 모두 시제품 없이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들고 있었다. 칼국수 반죽도 마찬가지였다.
시식에 나선 백종원은 “다른 칼국수 맛집과는 다르다”며 “오직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손맛”이라고 극찬했다.
소박한 한 그릇이지만 정성이 깃든 담백한 음식. 백종원은 “워낙 맛있다”며 “더 도와드릴게 없으니 입소문이라도 많이 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재 후 임시가게인 점을 고려해 주방 점검은 생략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플라스틱 통은 제가 사비로 스댕(?)으로 바꿔 드리겠다”고 약속하며 미소지었다.
이날 사장님은 진행자 김성주가 묻는 말 “상황이 이런데 꿋꿋이 장사를 계속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난 나 자신이 하는 게 좋아. 움직일 수 있을 때까지, 힘닿는 데까지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