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이 모두 떠난 뒤에도, 혼자 집을 지키고 있던 아빠는 오로지 사랑하는 아이들 생각뿐이었다.
지난 18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MC 조세호와 유재석이 서울 성북구 정릉동으로 떠나 시민들을 만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유재석과 조세호는 김영갑 씨를 만났다. 영갑 씨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에서 은퇴를 했다.
푸르렀던 시절을 지나 어느덧 생애 황혼이 찾아왔다. 사랑하는 아내와 자식들도 두었지만, 세월은 참 덧없이 빨랐다.
가족들은 다 나가고, 집을 홀로 지키며 대화할 사람 없이 집 마당 화단을 가꾸던 영갑 씨는 “내 인생 이제 다 살았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라고 고백했다.
그런 영갑 씨에게 유재석과 조세호는 “요즘의 나를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을 건넸고, 돌아온 영갑 씨의 대답은 “너무 심심해”였다.
심심해서 외출이라도 하고자 지하철을 탈 때면, 청년들이 자신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미안해 차라리 집 밖에 안 나간다는 영갑 씨.
그러던 영갑 씨는 불쑥 취재진이 든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자식들을 향해 영상 편지를 남겼다.
“나, 죽으면 이 녹화한 필름… 나 보고 싶으면 틀고 봐라. 자주 봐라, 녹화한 거. 잘 먹고 잘살아 싸우지 말고. 이상”
무뚝뚝한 어투로 짧게 남긴 영상 편지. 항상 곁에 있을 것만 같지만, 언젠가 부모님은 우리 곁을 먼저 떠나실 테다. 방송을 보던 시청자들은 “우리 아빠 같았다”며 뭉클했다는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