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잔디를 밟은 유기견의 반응이 감동을 전한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배우 성훈과 성훈이 얼마 전 입양한 반려견 양희의 첫 산책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앞서 성훈은 유기견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그곳에서 만난 안락사 위기의 유기견 양희를 자신의 반려견으로 직접 입양했다.
이날 성훈은 버려지고 학대당한 경험이 있어 겁이 많고 소극적인 양희의 사회성을 길러주고자 애견카페를 찾았다. 카페 바깥에는 반려견 전용 운동장이 있었다.
강아지들이 좋아하는 흙과 풀, 나무까지. 냄새 맡고 놀기엔 최적인 운동장이었으나 양희는 태어나서 한 번도 흙과 잔디를 밟아본 적이 없었다.
성훈은 조심스레 양희를 이끌고 운동장으로 나갔다. 양희는 그러나 나오지 않고 문턱에서 멈춰 섰다. 조금 발을 내딛다가도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안고 들어서 옮겨줄 수도 있었지만, 성훈은 양희가 혼자 이겨낼 수 있도록 묵묵히 기다려주었다.
다 같이 산책 나온 다른 강아지 친구들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한 양희. 친구들에겐 아무것도 아니지만, 양희에게는 무서운 문턱이었다.
상황을 지켜보며 다른 출연자들은 “속상했겠다”라고 성훈에게 물었다. 성훈은 “속상했다기보다는…”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뒤이어 진행된 인터뷰에서 성훈은 “‘얘도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고백했다.
지금까지 평생을 땅조차 밟을 수 없는 작디작은 뜬장에 갇혀 살아온 양희. 그 뜬장이 양희의 작은 감옥이자 세상이었다.
성훈은 그저 묵묵히 양희를 기다렸다. 한참을 머뭇거리던 양희는 용기 내서 발을 디뎌 조금씩 풀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그러자 성훈은 양희가 조금 더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눈높이를 맞춰 쭈그리고 앉아주었다. 이에 양희는 조심스레 땅으로 내려와 발걸음을 내디뎠다.
태어나서 처음 밟은 땅, 누구의 도움 없이 양희는 스스로 걷기에 성공했다. 한 번 발을 내딛자 양희는 자유롭게 뛰어놀기 시작했다. 양희의 첫 산책이었다.
태어나서 처음 하는 산책에 양희는 이리저리 킁킁거리며 나무 냄새, 풀 냄새, 흙 냄새를 마음껏 맡고 느꼈다. 그러다가도 성훈이 곁에 있는지를 내내 확인했다.
성훈은 그런 양희의 곁을 끝까지 지켜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