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양반이란,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안동 하회마을 어르신들은 PPT를 공부했다.
최근 방송된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는 핀란드 친구들이 안동 하회마을을 찾는 모습이 그려졌다.
안동 하회마을은 풍산 류씨의 전통을 보존, 계승하는 집성촌이다.
세 친구들 중 빌푸가 한국인 아내와 백년가약을 맺었는데, 아내 집안이 풍산 류씨 집안이라 이날 아내 집안 어르신들을 뵈러 찾아간 것.
하회마을 종갓집으로 향하는 길, 핀란드 친구들은 “아마 꽤 엄하고 매우 전통적인 곳일 거야”라며 긴장했다.
과연 종갓집 서원에 모인 집안 어르신들은 남다른 분위기를 뿜어냈다.
어르신들은 핀란드 친구들을 앉혀놓고 선조의 공부법대로 전통문화 및 예절 교육을 진행하는 서원 교육에 돌입했다.
그때였다. 잔뜩 얼어있는 세 핀란드 친구들에게 어르신이 먼저 입을 열었다.
“핀란드 어디에서 왔다고?”
이에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왔다는 대답이 돌아오자, 어르신은 “나도 북유럽 갔을 때 헬싱키하고 몇 군데 가본 적 있다”며 분위기를 풀어주었다.
이어 본격적인 교육이 시작됐다.
집안 어르신은 “서원에 왔으니, 서원이 어떤 곳인가를 알아야 한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서원이 어떤 곳인가, 그걸 알려면… PPT(프레젠테이션)로 한번 해 볼게요”
머리에는 갓을 쓰고, 노트북을 만지는 신구 조화가 묘하게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다.
옛것을 가르치더라도, 방식은 시대 흐름에 발맞춘 수업에 핀란드 친구들은 긴장한 표정을 풀고 웃었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어르신은 딸깍딸깍 손에 든 리모컨을 자유자재로 이용했다.
프레젠테이션 고수만 사용한다는 레이저 포인터였다.
이와 함께 프레젠테이션 화면은 어르신 본인이 직접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들로 구성됐다.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보던 이탈리아 출신 알베르토는 “과거를 보존하면서 신문물을 쓰는 게 진짜 제대로다”라며 감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