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내가 사실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 사실은 나보다 잘나고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끼게 되는 순간.
참 아프면서도 그 또한 성장의 피할 수 없는 단계이리라. 여섯 살 시안이에게도 이런 순간이 찾아왔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축구선수 이동국의 아들 시안이가 다른 아이들과 팀을 나눠 축구 경기를 펼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날 시안이가 속한 팀에서 재희라는 친구와 유준이라는 친구가 골을 넣었고, 시안이의 팀은 2대1로 이겼다.
벤치에서 쉬고 있던 시안이는 팀이 승리하자 월드컵 우승을 거머쥔 마냥 자리에서 일어나 기뻐했다. 경기를 응원하던 누나에게 달려가 자랑도 했다.
누나 수아는 “네가 골 넣었어?”라고 물었고, 시안이는 “난 쉬고 있었는데 누가 골 넣었어!”라고 답했다. 그렇게 기뻐하던 표정도 잠시, 이윽고 시안이의 얼굴은 조금 어두워졌다.
경기가 끝난 후 아빠 이동국은 그런 시안이의 속마음을 조금 더 들여다보기로 했다.
아빠가 “오늘 누가 제일 잘한 것 같아?”라며 시안이에게 묻자, 시안이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경기에서 첫 골을 넣은 재희라고 말했다.
시안이는 그러면서 “나는 골 한 개도 못 넣었는데…”라고 중얼거렸다.
이동국은 “골 못 넣어도 괜찮아. 시안이는 항상 집에서만 축구 했잖아 혼자”라고 아들을 달래며 “친구들이랑 이렇게 같이 하니까 느낀 점 있어?”라고 다시 물었다.
“네”라고 답한 시안이. 시안이는 잠시 다른 곳을 보며 머뭇거리더니 “내가 못하는 걸요…”라고 고백했다.
뜻밖의 대답에 이동국은 울컥한 듯 말문을 잃었다.
그러다 “시안아 아니야, 아빠가 이제 시안이 많이 가르쳐줄게. 잘했어 시안이. 아빠가 봤을 땐 시안이 잘했어”라고 따뜻하게 위로했다.
경기 내내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지만, 골을 넣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컸을 시안이.
자신에게는 부족한 점이 있었고, 시안이는 이를 담담하고 의젓하게 인정했다.
다음에 또 축구를 하면 어떨 것 같냐는 아빠의 질문에 시안이는 “다음에는 골 넣을 거예요”라고 다음엔 더 잘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그렇게 올해 여섯 살 시안이는 한 뼘 더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