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을 마트에서 반찬거리 장 보듯 쇼핑하고 있다.
지난달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돈뭉치를 가방에 싸 들고 한국에 와 부동산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들이 다뤄졌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름만 대도 알 수 있는 유명 연예인들과 재력가들이 거주하는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아파트 ‘갤러리아 포레’가 나왔다.
지난해, 32억원에 20대 중국인 여성 진모 씨가 이 아파트를 샀다.
20대 중국인이 어떻게 국내의 고가 아파트를 산 걸까.
진씨는 자신의 중국 SNS에 “한국 아파트를 사서 4개월 만에 10억 올랐다”는 후기를 올렸다.
그러면서 “서울 부자들이 사는 곳에 있는 주택을 사면 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중국인들에게 조언하기도 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국 아파트를 사는 중국인이 많다며 “그 사람들은 오면 몇 동 몇 호 보지도 않고 산다”고 귀띔했다.
아파트뿐이 아니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4층짜리 건물 하나의 경우 지난해 1983년생 중국인 장모 씨에게 78억원에 매입됐다.
인근 부동산 중개인은 해당 건물에 대해 “입지도 좋고 장씨가 건물을 엄청 헐값에 잘 샀다”고 전했다.
장씨가 건물을 싸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은 해당 건물이 10억 싸게 나온 급매였기 때문.
중개인은 한국인도 알기 어려운 그런 알짜 정보를 중국인이 아는 것도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이 수소문한 끝에 만난 장씨는 인천 송도 한 고급 아파트의 36억원짜리 펜트하우스에서 살고 있었다.
장씨는 “그냥 한국 TV 프로 보다가 송도가 살기 좋겠다 해서, 자녀 교육도 한국이 좋으니까 한국에 살러 왔다”고 말했다.
알고 보니 장씨에게는 아파트가 한 채 더 있었다. 펜트하우스와 이태원 건물까지 포함하면 총 120억원이 넘는 부동산을 보유 중이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국인들은 5만원권을 가방에 넣어서 가져온다”며 “지폐계수기를 3대로 해서 세야 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중국인들이 한국 부동산을 사들이는 이유는 뭘까.
중국은행에 돈을 넣어두거나, 사회주의 국가라서 땅의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는 중국 부동산에 돈을 넣어두는 것보다 한국 부동산의 시세차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은 중국 SNS와 중국 부동산 사이트에서 한국 부동산에 관한 정보도 활발히 교류한다. 숲세권, 학세권 등 한국 부동산 용어까지 서로 알려줄 정도다.
문제는 중국인들이 현금으로 부동산을 사는 경우만 있는 게 아니고, 대출받아 사는 경우도 많다는 것.
한국의 경우 부동산 매매 시 대출 한도가 제한돼 있다. 그러나 외국인이 외국 은행에서 돈을 빌려올 경우 대출 제한이 없다.
그뿐만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부동산에 대해 세금도 납부해야 하지만, 외국인들은 사실상 세금 규제를 할 방법이 없다.
다시 말해 한국 부동산은 외국인들이 사고팔기가 너무나도 쉽다는 것.
그리고 이렇게 산 부동산으로 중국인들은 돈놀이를 해서, 결과적으로 한국 부동산 시장에 교란 행위를 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사례도 있다.
연예인이 많이 살기로 유명한 서울의 고급 아파트 성수 트리마제. 2019년, 84년생·93년생 중국인이 29억원에 해당 아파트를 샀다.
23억원대였던 해당 아파트를 이들이 29억원으로 한 번에 시세를 크게 올렸고, 그 후로 시세가 그대로 굳어졌다.
앞으로 코로나 제재가 끝난 뒤 외국인 출입국이 자유로워지면 부동산 시세 상승 문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제한된 공급으로 기존에도 경쟁해야 했던 ‘내 집 마련’의 꿈을, 지금까지는 우리나라 사람들끼리만 경쟁해야 했었다면 이제는 외국 사람이 들어오는 것.
게다가 이렇게 외국 자본이 들어가서 서울 집값이 오르면 수도권이 오르고, 또 지방까지 오르게 되는 연쇄작용이 일어나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