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울컥하게 만든 부모 없이 자립 중인 오 남매

지난 4일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고민 해결 프로에서는 누나들의 과도한 심부름 때문에 고민이라는 12살 소년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화면 캡쳐

소년은 누나만 넷. 큰 누나는 시집갔고 둘째 누나는 직장 때문에 멀리 가 있어 셋째, 넷째 누나와 같이 산다. 그런데 요즘 누나들이 온갖 심부름을 다 시키고 말을 안 들으면 때리기까지 해서 괴롭다는 사연이었다.

그러나 정작 소년의 고민보다는 둘째 누나의 사연이 시청자들을 눈물 나게 했다.

이들 남매들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가 있었다.

소년의 아버지는 4살 때(8년 전)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3년 전부터 남매들과 같이 살지 않아 현재 집에는 3남매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다.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화면 캡쳐

마이크를 건네받은 둘째 누나는 “주말에 내려와 애들 생활하는 거 보니, 집에 먹을 것도 많이 없고…그런 거 보면 미안한데”라며 자신이 잘 챙겨주지 못한 것에 미안해했다.

“언제부터 남매끼리 보내게 된 거냐?”는 이영자의 질문에 둘째가 울먹거리자 넷째가 “3년 전부터”라고 답했다. 그러자 셋째도 울어버려 패널과 관객의 가슴을 찡하게 했다.

“생활비는 어떻게?”라는 질문에 넷째 누나가 “둘째 언니가 직장 다니면서 저희 생활비나 핸드폰비 다 내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둘째 누나는 “첫째 언니도 일했었는데, 결혼하고 애를 가져서 제가 자연적으로(어느 순간) 가장이 된 거다”라고 말했다.

이제 고작 21살, 둘째의 어려 보이는 외모는 가장의 무게를 짊어지기엔 벅차 보였다.

KBS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화면 캡쳐

둘째 누나와 셋째 누나가 눈물을 보이자 사연의 주인공으로 나온 12살 막내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이어 이영자가 “월급 타서 생활비 다 내고 나면 개인이 쓸 돈은 거의 없네요?”라는 질문에 둘째 누나는 “그쵸. (정작 자신은) 많아 봐야 5~10만 원”이라고 답했다. 이에 관객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남매들의 안쓰러운 모습에 어느새 스튜디오가 온통 울음바다가 됐다.

엄마가 있을 때도 일을 했느냐는 신동엽의 질문에 둘째 누나는 “중학교 때부터 피자 알바를 계속해 학교 끝나자마자 밤 10시까지 일하고 주말에도 11시에 문을 열어서 10시까지 했다”며 “유아교육과를 가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동생들을 챙겨야 했기에 자신의 꿈은 포기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소년은 누나를 향한 고마움과 미안함에 소매를 훔치다 급기야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표현은 부족해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5남매는 방송 마무리에 누나들은 “동생이 공부를 잘한다”고 칭찬을 했고, 소년은 “지각을 안 할 테니 심부름을 덜 시키고 때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