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왕’ 홍진경이 서울대서 깨달은 ‘공부 잘하는 학생’의 비밀(영상)

By 이서현

“평생의 한(恨)을 풀고 싶습니다.”

지난달 3월, 홍진경은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시작을 알리며 이렇게 호소했다.

배움의 때를 놓쳐 지식을 향한 타는 목마름으로 나이 마흔다섯에 공부 콘텐츠를 도전하겠다는 것.

1993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홍진경은 이후 ‘기쁜우리 토요일’ ‘슈퍼선데이’ 등 코미디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이후 휴식기를 거치며 김치사업가로 성공했고, 웃기지만 똑 부러진 이미지를 얻기도 했다.

MBC ‘무한도전’

그런데 2014년 ‘무한도전’의 ‘바보 전쟁- 순수의 시대’에 대표 바보로 출연하며 일명 뇌가 순수한 여자라는 ‘뇌순녀’로 각인됐다.

당시 “아쉽게도 난 바보가 아니다”라며 이미지만 챙겨가겠다던 홍진경은 내내 전설적인 오답 퍼레이드를 펼쳤기 때문이다.

그랬던 그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보겠다고 나섰다. 비슷한 레벨의 학우로 남창희, 황제성, MC 그리(김동현)와 함께 말이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콘텐츠는 총 4개로 분야로 구성됐다.

교과목을 배우는 ‘수업시간’에는 안철수 전 의원, 국민의 힘 나경원 의원, 방송인 장성규, 정봉주 전 의원 등을 선생님으로 만났다.

홍진경이 스스로 공부하는 영상을 담는 ‘공부준비’와 예능적인 요소가 중심인 ‘쉬는 시간’에 이어 공부한 내용을 되새김질하는 ‘복습’도 추가됐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이 중 ‘공부준비’는 기획 의도와 달리 공부를 피해 딴짓(?)만 하는 모습이 담겨 웃음을 안겼다.

홍진경은 공부하기 전부터 심란하다며 짜장면과 수다로 마음을 달랬다.

책상에 앉자마자 장비가 부족하다며 문방구로 달려가 약 5만 4천 원어치의 문구용품을 샀다.

마트에서는 뇌 건강에 좋다는 견과류를 구매하고 식당에서는 머리에 좋다며 사골이 들어간 수제비를 시켰다.

공부를 위한 준비는 끝도 없이 이어졌다. 좋은 기운을 받아야겠다며 서울대로 향했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홍진경은 서울대생을 대상으로 공부비결을 인터뷰하며 공통점을 하나 알게 됐다.

서울대생의 부모님들은 학창 시절 공부와 관련해 거의 잔소리를 하지 않았다는 것.

홍진경은 “다들 하나같이 부모님이 뭐라고 안 했다고 얘기를 한다”라며 놀라웠다.

이어 성균관대를 나온 PD에게 “동생이 서울대라면서”라며 실제로 부모님이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PD는 이 말에 긍정하며 “말을 안 해도 하니까”라고 답했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홍진경이 “하란 말도 안 했는데 왜 했지?”라며 궁금해하자 “지면 좀 자존심 상하잖아요”라고 덧붙였다.

홍진경은 “우리의 운명이 어디서 틀어졌는지 알겠다. 이쪽은 지면 자존심이 상했고 나는 안 상했어”라고 웃었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그러면서 딸도 본인과 같은 성격이라며 “많은 걸 깨닫고 간다. 우리 같은 애들은 공부하란 말 안 하잖아. 그럼 끝나. 그걸 알기 때문에 (딸에게) 공부하란 말을 안 할 수가 없는 거다”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대생 부모님들처럼 자유롭게 딸을 키워볼까 잠시 고민도 했다.

용기를 내서 생각한 것이 ‘한 1주일이라도 과외와 학원을 다 끊고 냅둬볼까’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너무 모험이다. 애 진도 다 놓친다”라며 금세 불안해했다.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

영상 말미 제작진은 홍진경에게 딸이 어떤 모습으로 자랐으면 좋겠는지 물었다.

홍진경은 “내가 이 세상에 없어도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도움을 받는 사람은 안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어쩌면 진경은 공부가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홍진경의 유튜브 채널에는 공부를 준비하는 영상이 4부에 걸쳐 이어졌다.

이 외에도 홍진경은 ‘자신의 딸과 김구라의 아들 그리와의 퀴즈 대결’ ‘3시간 의자에 앉아 공부하기’ 등을 펼치며 채널의 정체성과 웃음을 동시에 잡았다.

시청자들은 “공부하는 사람보다 더 지독하게 공부 안해서 성공한 듯” “이정도면 홍진경의 동네한바퀴 ㅋㅋㅋ” “1년 뒤 홍진경의 공부 125부” “제작진 고학력이면 뭐하냐고요. 홍진경 계략에 말려 공부하는 거 한 컷 못 찍었는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