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날 신부의 친정부모가 4명이 된 이유’

By 이 충민

세계 각지에서 전생의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들리곤 한다. 다음 기묘한 이야기는 중국 허베이성 랑팡시에서 살고 있는 롄청(蓮成)이라는 중국인이 2012년 9월 20일 정젠왕이라는 중문 사이트에 기고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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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일하는 허베이성 랑팡(廊坊)시 장좡촌에 왕쥐안(王娟)이라는 처녀가 작년에 결혼했다.(당사자 보호를 위해 이름과 지명은 가명으로 씀) 결혼하는 신부는 당연히 부모가 각각 한 명씩인데 왕쥐안은 친정부모가 각각 두 명이었다. 이게 어찌된 일일까?

왕쥐안은 어릴 때부터 보통 사람과 달라는데 매우 성숙했고 말하는 것도 어른스러웠다. 그녀가 매우 어렸을 때 어느 날 아버지에게 말했다.

“아빠, 저는 이 마을 사람이 아니고 자오촌(趙村) 사람이에요. 제 이름은 자오쥐안(趙娟)이예요. 아버지는 자오후라고 하고, 엄마는 쉬잉이라고 해요.”

중국의 한 소녀(shutterstock)

왕쥐안은 당시 겨우 몇 살이었기에 왕쥐안의 아버지는 그저 헛소리를 한다고 여겨 마음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왕쥐안은 끊임없이 같은 말을 반복했다. 시간이 지나 왕쥐안의 부친도 호기심이 일었다. 마침 출장 가는 길에 사람들에게 알아보았더니 수십 킬로미터 밖에 자오촌이라는 마을이 있다고 했다.

왕쥐안이 초등학교에 들어간 어느 날, 아빠는 그녀를 데리고 자오촌으로 갔다. 마을로 들어가자마자 왕쥐안은 매우 흥분했으며 아빠에게 한 집 한 집 소개하며 저건 누구의 집, 저건 누구의 집이라고 했고 또 길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일일이 인사했다.

shutterstock

어느 집 입구에 도착하자 큰소리로 말했다 “여기가 우리집이에요!” 그녀는 자전거에서 내려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 집에는 그녀가 부모라고 말했던 자오후와 쉬잉이 실제로 살고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보자 “아빠, 엄마”라고 불렀고 그들 부부는 어안이 벙벙해져 왕쥐안의 아버지에게 물었다. “이 애가 왜 우리를 엄마 아빠라고 부르나요?”

그러자 왕쥐안은 “아빠 엄마는 절 몰라보겠지만 전 자오쥐안이에요. 제가 9살 때 병에 걸려 죽은 후 현재의 저로 태어났어요.”

이때 자오후와 쉬잉은 비록 사람이 환생한다는 일을 들은 적이 있지만 눈앞의 광경이 도무지 믿겨지지 않았다. 이때 왕쥐안이 자기가 원래 살던 방으로 들어가 자기가 사용했던 탁자와 서랍이 아직 잠겨 있는 것을 보고 열쇠를 찾아 열었는데 그 속에는 교과서와 문구류가 들어 있었다.

알고 보니 이들 부부는 죽은 딸을 잊지 못해 딸이 살던 방을 조금도 건드리지 않고 남겨 두었었던 것이다. 이후 책상서랍을 열려고 했으나 열쇠를 찾지 못했는데 뜻밖에 왕쥐안이 단번에 열쇠를 찾아 서랍을 연 것이었다.

자오후의 전생의 딸이 왔다는 말을 듣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몰려왔다. 사람들이 문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왕쥐안은 그중에서 친척을 알아보고 “숙모”, “큰어머니”하고 외쳤고 친척들의 이름을 모두 알았는데 하나도 틀리지 않았다. 처음에 반신반의 하던 자오후와 쉬잉 부부는 이때서야 왕쥐안이 죽은 자오쥐안임을 믿고 그녀를 안고 울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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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왕쥐안은 집이 2개 생겼다. 평소에는 장좡촌에서 학교를 다녔고 명절이 되면 자오촌에 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그래서 작년에 결혼할 때 혼수도 반으로 나누고 결혼식에도 두 부모가 나타났다. 이 일은 당시 마을에서 큰 화제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