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야” 외쳐도 아무도 안 오던 상황, 집배원의 선택은?

By 이 충민

지난 4일 오전 11시 45분께, 경남 사천시 곤양면에서 한 집배원이 집배 업무를 하던 중에 한 주택 인근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집배원은 즉시 119에 신고한 후 “불이야”하고 소리까지 질렀지만 아무도 달려오지 않았다. 불길은 주택 쪽으로 번지고 있었다.

구경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집배원은 곧바로 오토바이에서 내려 현장으로 달려갔다.

혼자서 양동이에 물을 퍼 담아 10여 차례나 물을 끼얹으며 화재 확산을 막았다.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음은 물론이다.

그가 애쓰던 와중에 마침 소방차가 도착했다. 소방대원들은 이 집배원의 초기 진화 노력 덕분에 쉽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었다.

119 사천곤양안전센터는 ” 덕분에 더 큰 화재로 번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사천곤양우체국 제공

화재 현장에 직접 뛰어든 용감한 집배원은 사천곤양우체국의 오성두(46) 씨로 알려졌다.

올해로 22년째 집배원으로 일하고 있는 오씨는 수년 전에도 한 주택에서 집배 업무를 하다가 고독사한 독거노인 시신을 발견해 이장과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다.

사천우체국 관계자는 “오씨는 늘 밝은 얼굴로 남보다 먼저 솔선수범하는 사람”이라며 “주민에게도 친절하고 성실한 직원으로 신뢰받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