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중국 빠져야 가능할까’

By 이 충민

트럼프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돌연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자 중국이 좌불안서 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중국이 회담 취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미국이 회담 무산의 책임을 놓고 중국을 정조준할까 봐 좌불안석하고 있는 것이다.

25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6월 12일로 예정된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 발표로 갑자기 취소되자 긴급 내부 회의를 통해 후속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이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북한 비핵화와 종전 협정까지는 끼어들지 말라고는 경고를 받았음에도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북한 노동당 ‘친선 참관단’까지 불러들여 경제협력까지 모색하는 등 독자 행보를 보인바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은 두 차례나 북중 정상회담을 하면서 한반도 비핵화 과정에서 자국의 입지를 넓히려고 했으나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키려는 의도까지는 없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취소 발언으로 크게 당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 역할론’을 내세우며 김정은 위원장의 든든한 뒷배로 나서길 자청했지만 이제는 졸지에 북미 정상회담을 무산시킨 장본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 22일 열린 한미정상 회담(Oliver Contreras-Pool/Getty Images)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중국에 대해 경고음을 낸 바 있다.

22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을 두 차례 방문한 이후 태도가 좀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에 대해 기분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21일에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엄격한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며 “최근 들어 국경에 구멍이 훨씬 더 많이 뚫리고 더 많은 것들이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소문들이 돌고 있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는 앞으로 중국이 빠져야 정상회담이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일현 중국 정법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 미국, 북한의 삼자 구도를 깨기 위해 중국이 수면 아래서 작업했던 것에 불쾌감을 표해왔다”면서 “중국으로선 굉장히 곤란한 상황이 됐으며 북미를 중재하기도 모양이 우습게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