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TPP 재가입 검토 지시..중국에 대한 견제 강화?

By 조영수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TPP 재가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블룸버그 등 복수의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농업지역 의원들 및 주지사들과의 회동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게 조건이 호의적이라면 TPP 재가입 가능성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1월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한 지 1년 3개월만에 복귀를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격화되는 와중에 이뤄진 지시여서 무역·통상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거나 고립시키려는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의 존 튠 상원의원 및 그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인사들이 “중국의 이목을 끌기 위한 방법의 하나가 중국의 역내 경쟁국들과 거래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커들로 위원장에게 “TPP에 재가입하는 문제를 한번 살펴봐라”고 지시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방식대로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당 벤 새스 상원의원도 “중국의 속임수에 반격을 가하기 위해선 중국보다는 미국과 보조를 맞출 의향이 있는 태평양 역내 다른 나라들을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TPP 재가입 찬성 입장을 밝혔다.

TPP 지지자로 알려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내정자는 국회의사당 청문회 중 대통령의 발언에 관해 질문을 받고 “그 소식은 나에게도 뉴스”라고 말했다.

특히 미 의회는 TPP 복귀가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인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안보다 중국의 무역 불균형 견제에 더 효과적이라며 탈퇴 번복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최근 중국을 방문해 정재계 인사들과 만난 론 존슨 의원은 “우리가 TPP에서 탈퇴하는 바람에 중국이 지역에서 군림하게 돼 시진핑 주석이 웃고 있을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선 교역 대상국 연합체와 함께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18년 3월 8일 칠레, 산티아고( CLAUDIO REYES/AFP/Getty Images)

지난달 8일 일본과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멕시코, 칠레,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1개국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미국이 빠진 채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이하 TPP)’에 서명했다.

CPTPP는 미국이 빠진 TPP의 이름이다. CPTPP는 인구 5억 명의 환태평양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들 국가 간 교역 규모는 3560억 달러(약 380조 원)다.

TPP가 발효되면 세계 총생산의 13%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권이 탄생하고, 참가국들은 10조 달러 이상 관세를 줄이게 된다. 미국이 참여할 경우 범위가 세계 총생산의 40%까지 확대된다.

TPP는 다자간 협정이지만 한미 FTA 등 양자 FTA 이상의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상품 무역은 물론 관세와 무역의 기술적 장벽, 투자, 서비스,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국영기업, 인터넷, 정부조달 경제 정책 등 모두 30개 항목에 걸친 협정이다.

지난 달 칠레에서 11개국이  TPP에 정식 서명 후, 산업통상자원부는 “향후 11개국의 티피피 발효 관련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국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TPP 가입 여부를 연내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TPP 협상에 참여 중이던 2013년 말 뒤늦게 가입에 관심을 공식 표명했으나 기존 참여국들이 ‘조속 타결’을 이유로 추가 가입을 불허한 바 있다.

11개 회원국 중 일본·멕시코를 제외한 9개국과 이미 양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상황인데다 TPP의 역내 상품양허계획(관세 철폐 일정) 등을 고려할 때 협정이 발효돼도 우리 대외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정부가  TPP 가입을 놓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사정에는 일본이 걸린다는 해석도 나온다.  TPP 가입은 우리가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보고 있는 일본과 FTA를 맺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시장을 전면 개방하면 자동차, 기초 소재·부품 등에서 일본 제품이 지금보다 낮은 관세로 밀려들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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