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후계자 지명 않고 주석 임기폐지··· “中, 큰 변화 일어날 것”

By 강 유정

국가주석임기제를 철폐하는 이번 개헌으로 중국정권에서 덩샤오핑이 설계한 ’차차기 후계자를 지명하는‘ 제도는 사실상 종말을 맞이했다.

대기원 시사평론가 샤샤오창(夏小強)은 “역사상 후계자 지명을 가장 중요시해 온 중국의 정치 환경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중국 공산당 1세대 지도자 마오쩌둥은 생전에 류사오치(劉少奇)에서 린뱌오(林彪), 후에 왕훙원(王洪文)으로, 죽기 직전에 화궈펑(華國鋒)으로 3번 후계자를 바꾸었다. 화궈펑이 권좌에 올랐으나 곧 밀려나고 덩샤오핑(鄧小平) 정권이 출범한 후 후계자 지명에 변화가 나타났다.

1989년 ‘6.4 톈안먼사건’으로 민주화 운동에 우호적이었던 자오쯔양(趙紫陽) 총서기가 실각하고 민주화 운동 탄압을 지지한 장쩌민(江澤民)이 권력의 중추로 떠올랐다.

그러나 덩샤오핑은 여러차례 장쩌민의 통치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고 ‘포스트 장쩌민’으로 후진타오(胡錦濤)를 차차기 후계자로 선정했다.

후진타오가 최고 지도자가 된 뒤, 장쩌민파의 후계자로 알려진 천량위(陳良宇), 보시라이(薄熙來) 등이 권력을 넘봤으나, 계파색이 옅고 각파와 무난한 관계였던 시진핑에게 권좌가 돌아갔다. 그런 후 시진핑에 의해 보시라이 등 장쩌민파 호랑이들은 줄줄이 낙마했다.

임기철폐로 정치개혁 물꼬 트나?

샤샤오창은 후계자 부재상태의 시진핑 정권에 향후 2가지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한다. “하나는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의 직함을 가지고 공산당 정권의 종식을 지켜보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미 권력집중을 실현한 시 주석이 국내외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규모의 정치개혁을 주도하는 것이다. 어쨌든 중국의 정치와 사회에 큰 변화가 올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임기철폐로 가장 타격이 큰 세력은?

재미 중국경제 전문가, 허칭롄(何清漣)은 2월 26일 “국가 주석의 임기에 관한 개헌안은 당내 일부 이익 집단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 기사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그녀는 시 주석이 권력을 강화하더라도 중국 공산당은 일당 독재 정권인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다.

Lintao Zhang/Getty Images

또, 개헌 때문에 가장 타격을 받는 그룹은 최고지도자가 되는 길이 막혀버린 정권의 중추,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내의 ‘유력 후보자들’이라고 분석했다.

호주 일간지, The Australian의 2월 27일 자 보도에 따르면, 호주에 거주하는 중국 민주화 운동가, 스탠리 셰는 임기철폐로 중국이 ‘마오쩌둥 시대’로 퇴보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했다. 그 이유로 “인터넷 기술의 발전으로 공산당 정권이 모든 외부 정보를 봉쇄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점을 들었다.

스탠리 셰는 국가 주석의 임기철폐가 시 주석이 향후 정치·사회 개혁을 추진하는 데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시 주석이 완전히 절대 권력을 장악하면, 처음으로 중국의 복잡한 이익 집단에 대해서 개혁을 하고, 잘못된 정치 이념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행정원 교수 왕위카이(汪玉凱)는 2016년 3월과 7월, 중국 당국이 ‘국가 주석제’를 ‘대통령제’로 바꿀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왕위카이 교수는 “대통령제로 바뀌기 전에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제도를 종료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