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민주주의 활동가 “중국 보안요원에 납치․고문 후 풀려났다”

홍콩의 민주주의 활동가가 홍콩에서 중국 보안요원에게 납치고문을 받고 풀려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주장대로라면, 중국이 일국양제를 통해 보장한 홍콩의 민주주의와 자치권을 무너뜨린 것이 되기 때문에 적잖은 파문이 예상됩니다.

홍콩 민주당 하워드 람 당원은 11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 보안요원에게 납치됐다가 허벅지에 스테이플러 철심이 박히는 고문을 받고 풀려났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그가 이와 같은 일을 당한 것은 FC바르셀로나 축구팀 리오넬 메시 선수의 친필사인이 들어간 사진을 류샤라는 여성에게 전달했기 때문입니다.

류샤는 지난달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의 부인입니다.

신문에 따르면, 람 당원은 지난 10일 홍콩 몽콕 거리에서 괴한들에 의해 강제로 차량에 탑승당해 마구 두들겨 맞았으며, 호흡기를 통해 무엇인가를 강제로 흡입당한 후 의식을 잃었습니다.

이후 그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가리개를 하고 있었고 속옷차림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보통화를 사용하는 남성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는데, 람 당원은 그 남성이 “류샤를 아는지, 왜 이런 일을 하려고 하는지 물었다”고 전했습니다.

보통화는 중국 대륙에서 사용하는 공식 언어입니다. 광둥어를 사용하는 홍콩에서는 보통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드문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람 당원은 기자회견장에서 허벅지에 십자가 모양으로 박힌 스테이플러 철심 자국도 공개했습니다.

그는 자신을 조사한 남성이 “‘당신은 기독교인인가? 국가와 종교를 사랑하는 법을 아는가?’라고 물은 뒤 ‘내가 십자가를 좀 주겠다’며 다리에 스테이플러 철심을 박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람 당원은 “또다시 무엇인가를 강제로 흡입 당했고, 깨어나 보니 자신이 11일 오후 1시쯤 홍콩 중심가에서 떨어진 사이쿵 지역 해변에 떨어뜨려져 있었다”고 했습니다.

홍콩 민주당은 람 당원이 스테이플러 철심이 박힌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병원 치료를 받기 전에 기자회견부터 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람 당원은 앞서 중국 정보부서 소속임을 주장하는 한 중국인 남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으며, 류샤오보의 아내에게 메시의 사진을 전달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류샤오보는 지난달 암으로 숨지기 전 바르셀로나 구단에 서한을 보내, 메시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사진을 요청하며, 자신에게 응원이 될 것이라고 한 바 있습니다.

홍콩 민주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 베이징의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홍콩의 자치권과 법치주의에 부당하게 개입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은 1997년 홍콩이 영국으로부터 반환된 이후, 일국양제를 통해 홍콩의 자치권과 민주주의를 보장하고 있지만, 이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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