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에서 쉽게 헤어날 수 없는 이유

By 허민 기자

과학자들이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의 뇌는 마약에 중독된 상태와 같으며 인지능력과 감정조절능력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결과 아이들은 더욱 폭력적으로 변하고 심한 경우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같은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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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네이처가 발행하는 정신의학 전문저널 ‘트랜스레이셔널 사이키애트리’에 비디오 게임중독에 빠진 청소년의 뇌가 마약중독에 빠진 것처럼 변했다는 연구결과가 실렸다.

벨기에 겐트대 시몬 쿤(Kuhn) 박사의 국제공동연구진은 벨기에·영국·독일·프랑스·아일랜드에서 14세 청소년 154명의 뇌를 촬영했다.

결과 조사대상의 평균치(일주일에 9시간)보다 게임을 더 많이 한 청소년의 뇌는 왼쪽 줄무늬체가 훨씬 커져 있었다. 이 부분은 쾌락을 요구하는 뇌의 보상중추로 보통 마약중독에 빠지면 커지게 된다.

시몬 쿤(Kuhn) 박사의 연구 결과 게임중독 청소년의 뇌 왼쪽 줄무늬체(ventral striatum) 가 훨씬 커져 있는 모습(nature.com/articles/tp201153)

다른 증거도 많다. 2012년 지난 1월, 중국 상하이정신건강센터는 ‘공중과학도서관(PLoS) 원’지에 게임에 빠진 인터넷 중독자들의 뇌에서 백질 손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백질은 감정처리·주의집중·의사결정·인식조절을 담당하는 영역을 연결하는 신경섬유로, 코카인 같은 마약에 중독되면 손상된다.

한국에서도 2009년 유사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김상은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핵의학과)는 게임중독자는 코카인 중독자처럼 뇌 안와전두피질(안구 주변의 전두엽 피질)의 기능에 이상이 있음을 밝혔다.

김 교수는 “안와전두피질은 합리적 의사결정·충동성 조절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영역”이라며 “게임이나 마약중독자는 이곳에 이상이 생겨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고 당장의 이득만 추구하게 된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김상은 교수팀은 인터넷게임 과다 사용자(오른쪽)도 마약중독자와 비슷한 대뇌 활동성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뉴시스)

게임중독이 뇌를 바꾸면 행동도 달라진다.

김영보 가천의대 교수는 “전두엽은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고 자극을 자제한다”며 “게임이 주는 단기적인 쾌락자극이 압도적으로 많아지면 전두엽이 정상적인 반응을 하지 못해 잘 참지 못하고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ADHD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 본대학 연구진도 2011년 11월, 일주일에 평균 15시간 동안 일인칭 슈팅 게임(총기 발사 게임)을 하면 뇌의 가운데 전두엽 부분(공포나 공격성을 조절함)이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활동이 약해져, 뇌가 폭력에 둔감하게 된다는 사실을 실제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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