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꽂 놀이와 일본주(酒) 사케의 정취

By 김대경

벚꽃 놀이를 가장 즐기는 나라를 말하라면 당연히 일본입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벚꽃이 가장 많은 나라이기에 ‘벚꽃의 나라’라고 불립니다.
벚꽃놀이는 일본말로는 하나미라고 합니다. 봄철만 되면 하나미는 일본 전국을 들뜨게 합니다. 하나미는 봄이면 찾아오는 일본인의 국민축제라 할 수 있습니다.
하나미 시즌에, 사람들은 벚꽃이 멋지게 피어있는 공원이나 강변 쉼터를 찾아듭니다. 언덕이나 고궁도 벚꽃과 사람들로 초만원을 이룹니다.
도로를 따라 멀리 바라보면, 풍성하게 자란 꽃이 한 낮의 세상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광경이 펼쳐집니다. 손을 잡고 여유있게 산책하는 연인들도 보이고, 돗자리를 깔고 분홍빛 샤워를 즐기는 팀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렸는데도 아무도 번잡해 하지 않고 느긋한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나무 아래 앉아있는 사람들 중에는 손에 잔을 든 이도 있습니다. 삼삼 오오 편안히 앉아있는데,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옵니다. 그때마다 벚꽃잎들이 바람인 듯 눈발인 듯 시야를 수놓습니다. 이리 저리 날아다니는 벚꽃잎은 손에 들린 잔에도 날아내립니다. 술잔 속의 분홍 장식, 풍성한 향 부드러운 맛의 일본 술, 세상을 아늑하게 물들이는 봄볕… 느긋하게 잔을 올려 입술을 축여봅니다.

세상에서 가장 풍성하게 피어나는 꽃들 중 대표적인 꽃이 바로 벚꽃입니다. 한꺼번에 피어나 온 세상의 모습을 바꾸어 놓습니다. 사람들의 말소리, 자동차 소리, 건설 소리..모든 소리들이 아늑하게 걸러집니다. 일본주는 이런 분위기에 가장 어울리게 발전해 왔습니다. 때문에 벚꽃놀이 하나미와 일본주는 가장 어울리는 한쌍이라고 말해집니다. 둘의 공통분모는 바로 풍성함과 부드러움입니다. 하나미를 간다면 꼭 일본주도 함께하는 기쁨을 잊지 마세요.

일본인은 술을 사케라고 부릅니다. 최근에는 사케가 세계화 되어서 국제사회에서는 사케라고 하면 곧 일본의 청주를 떠올립니다. 때문에 좁은 의미의 사케는 세슈(니혼슈,일본청주)입니다.


하지만 일본술에는 청주 외에도 종류가 매우 많습니다. 쌀을 주 원료로 하는 세슈만 해도 쌀의 도정 정도에 따라 긴죠슈(吟醸酒, 정미율 60%이하), 다이(大)긴죠슈(大吟醸酒, 정미율 50%이하) 등 8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세슈는 쌀로 빚어 만든 양조주입니다. 제조법에 따라 크게는 양조주 외에 증류주, 혼성주 등이 있고 작은 분류까지 합하면 80여종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맛은 극히 부드럽고 연한 맛에서부터 제법 강한 맛까지 종류별 지역별로 아주 다양합니다.


이런 일본주의 맛을 감별하고 칵테일까지 만들어주는 일본주의 예술가를 일본에서는 ‘슈몰리에’라고 부릅니다. 술 주(酒)자를 일본에서는 슈라고 읽기에 슈와 소몰리에를 합쳐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그만큼 일본 술맛의 종류와 깊이가 풍성하다는 뜻입니다.


지역에 따라 맛도 다르고 종류도 많은 일본주를 제대로 음미하려면, 가장 좋은 곳이 도쿄 긴자 근처에 있는 일본주 정보센터(Japan Sake&Shochu Information Center)입니다. (http://www.japansake.or.jp/sake/know/data/index.html)


이곳은 미니 박물관이기도 하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술집이기도 합니다. 술 빚는 방법도 볼 수 있으며 80종이나 되는 일본 각지의 세슈(청주), 야끼사케(소주), 아와모리 등등을 두루 맛볼 수 있습니다. 시간을 두고 이것 저것 마시다 보면 입에 가장 맞는 주종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분도 좋아지고 함께한 사람들과 즐거운 추억도 하나 하나 피어납니다.

일본주정보센터에 따르면 벚꽃 놀이인 히나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술은 쥬쿠슈(熟酒)나 쥰슈(醇酒)라고 합니다. 이 술들은 쌀 고유의 향기를 듬뿍 담고 있으며, 봄철의 상온 혹은 약간 서늘한 상태에서 마실 때 가장 좋기 때문입니다. 가장 부드러우면서도 입안에 향이 가득 느껴진다는 군요. 맛이 약간 새콤하기 때문에 봄나물이나 튀김요리를 곁들이면 더욱 좋다고 합니다.

 

 
RELATED ARTICLES